제목
이수범 - 이수범 현악기
작성자
fhole
[2021-02-26 14:20:20]
인연이 너무 길어 현악기 제작자 이수범과의 일반적인 인터뷰는 불가능하다. 제작자 이수범에 대한 질문 보다 현악기에 대해 좀더 깊이 있는 질문지로 인터뷰를 대체 하고자 한다. 
제작자 이수범이 원해서 그렇게 된 건지 모르겠지만 그의 공방에는 항상 많은 첼로들이 수리 등을 대기하고 있다. 정말 좋은 첼로, 유명 연주자들의 첼로를 우연하게 라도 보고 싶다면 그의 공방에서 자주 들려 보면 된다. 오늘의 인터뷰 주제는 첼로이다. 


-2000년을 기준으로 그전의 첼로 셋팅 그 후 지금까지의 첼로 셋팅이 다르다고 생각한다.  야가현에서 라센,스피어꼬레 현으로, 프렌치 브릿지에서 벨지움 브릿지로… 당연히 대중들이 알고 있는 첼로의 사운드도 변했다. 녹음에서의 방향도 바뀌었고, 퍼포먼스의에서의 첼로의 위치 변화,  대중들과 연주자가 원하는 첼로의 퍼포먼스의 위치, 즉, 솔로로서의 역할이 커지고… 특히 첼로에서 그 변화가 크게 느껴진다. 왜 일까? 
: 그 질문의 답변은 내것이 아니다. 연주자들에게 물어봐야 할 것이다. 


-현 제작사 토마스틱 엔필드의 영업 마케팅 능력은 대단하다. 현을 홍보하기 위한 많은 공연과 앨범 제작을 하고, 각종 콩쿨에 입상이 예상되는 잠정 연주자들에게 자사의 현이나 새로운 현을 지원하여 연주자와 대중들에게 알리고 있다. 다른 브랜드의 현으로 대중적 판도를 바꾸는 것이 매우 매우 어려운 일이기 때문이다. 90년대 많은 사람들이 사용했던 야가현과 라센,스피어꼬레의 차이점을 제작가의 입장에서 설명해 달라.
: 악기 줄을 만들 때 같은 재료를 사용한다면 크고 강한소리를 내기 위해서는 더 굵게 만들어야 한다. 거트현을 사용했던 연주자 파가니니는 더 크고 강한 소리를 내기 위해 더 두껍고 강한 거트현으로 교체하려고도 했다.악기에 스틸선이 도입되면서 주로 알루미늄이나 실버 재질의 금속이 사용됐었다.가격이 싼 알루미늄을 주로 사용했지만 저음줄로 쓰기에는 무게가 가벼워 큰소리를 내기에는 줄이 두꺼워져서 실버를 사용하게 된다.그래서 무게가 무거운 실버는 저음줄 쪽에 가벼운 알루미늄은 고음줄에 주로 쓰이게 된다.

하지만 더욱 더 크고 선명한 저음 소리를 원하자 악기현 제작사들은 더 무겁고 비싼 텅스텐으로 만든 스피로코레 첼로줄을 출시한다. 굵은 야가 첼로 C.G는 실버 재질로 더 얇은 스피로코레 첼로 줄은 텅스텐으로 만들어져 있다.두 줄을 비교해보면 일단 두께 차이가 엄청 크며 소리의 볼륨이나 선명도, 반응성에서 현저한 차이가 난다. 요즘엔 야가 첼로 저음줄로 교환해 놓으면 그 소리를 좋아할 분들이 거의 없을 것이다. 그만큼 듣는 사람들의 선호도도 예전보다 많은 변화가 생겼다고 생각한다.


-프렌치 브릿지에서 벨지움 브릿지로 변하게 된 이유와 구조적 물리적 차이를 설명해달라. 
: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다리의 길이, 하트 위 덧살의 길이가 가장 큰 차이점인 것 같다. 첼로 브릿지는 스타일상으로는 크게 프랜치 (Franch)와 벨지움 (Belgium) 2가지가 있고 크기상으로는 브릿지 다리 넓이 (90mm, 92mm, 94mm 등)에 따라 여러 종류가 있다.
나의 경우에는 첼로 상태와 연주자의 스타일에 따라 어떤 브릿지를 쓸지 결정한다. 예를 들면 벨지움 스타일로 92mm 다리 넓이의 브릿지 식으로..
내가 처음 일을 시작했던 25년 전만해도 거의 프랜치 스타일의 브릿지를 썼었다. 점차 첼로현들도 발전하면서 연주자들이 큰 소리와  반응성 빠른 첼로를 원하다 보니 요즘에는 크게 소리내기가 쉽고 응답성이 빠른 벨지움 스타일로만 작업을 하고 있다. 두 스타일의 큰 차이점 이라면 다리 길이의 차이로 오는 브릿지의 무게중심 위치로 인한 진동차이 일것이다.
간단히 정리하자면... 

프렌치 (짧은 다리, 낮은 무게 중심, 남성적, 어둡고 무거운 음색) 
벨지움 (긴 다리, 높은 무게 중심, 여성적, 밝고 경쾌한 음색, 쉽게 소리 남)

브릿지의 진동 능력을 운동선수로 비교하자면 프랜치는 씨름선수, 벨지움은  육상이나 체조선수 정도가 될 것이다.
아직도 프랜치 브릿지를 좋아하시는 연주자들도 계시지만 대부분의 벨지움 브릿지를 쓰시는 분들에게 프랜치로 교환을 해드리면 흡족해 하진 않을 것이다.


-첼로 지판과 브릿지의 높이로 인해 현에 발생하는 장력 그리고 그로 인해 소리와 퍼포먼스의 변화를 설명해달라. 
: 쉽게 표현하자면 악기를 북(drum)이라고 가정했을 때 북채를 쥐고 치는 사람은 연주자이고 북채는 브릿지라고 설명할수 있다.
똑 같은 힘으로 같은 크기의 북을 쳤을 때 큰 북채가 조그마한 북채보다 큰 소리가 날 것이다. 여기서 큰 북채는 높이가 높은 브릿지이고 조그마한 북채는 낮은 브릿지이다. 높은 브릿지를 사용할 경우 그 만큼 현의 장력이 높아져서 연주시 적은 보잉 힘만으로도 더 큰소리를 이끌어 낼 수 있다. 
여기서 브릿지 높이의 높고 낮음이란 어떤 수치적인 개념보다 정상적인 악기 상태에서의 비교개념이다.
  


-과거의 베이스바의 길이와 현재의 베이스바 길이에 차이를 설명해달라. 
: 일단 베이스바의 목적은 약하고 얇은 앞판의 브릿지로부터 오는 하중을 지지하고 울림을 확대 증폭하는데 있다.  베이스바는 과거보다 길이뿐만 아니라 높이도 더 높아졌다.
앞판에 잘 장착된 베이스바일 경우에는 울림과 음량이 좋아지며 음 하나하나의 선명성이 뚜렷해 지고 특히 저음 연주시 하이포지션 쪽에서 거칠고 탁한 소리 없이 연주를 할 수 있다. 그런 이유로 연주자들이 큰 음량의 악기를 요구하게 되고 줄의 장력이 세지면서 현대에 와서 점점 베이스바의 길이와 높이도 커지게 됐었다.


-모델이 정해지고, 아칭과 두께가 정해지는 것은 이해했다. 립(옆판)의 높이를 결정 하는 요인은 무엇인가? 경험상 일반적인 120mm가 대부분이기는 하지만 자주 극단적으로 114mm도 있고, 립의 상부 하부의 높이를 달리 하는 경우도 많이 봤다. 단순 생각으로는 악기의 체적, 사운드포스트의 길이에 영향을 줄 텐데, 립의 높이는 미적인 부분이 아니라 순수 사운드적인 측면으로 예상한다. 아칭과 립의 높이로 인한 비율도 설명해달라.
: 앞판 뒷판 아칭과 립 (옆판)의 높이로 인한 가장 큰 영향은 사운드포스트 길이와 악기 내부의 공간일 것이다.  
악기 아칭을 높게 하면 일단은 앞판 뒷판의 자체 톤이 높아지게 된다. 그럴 경우 옆판 높이까지 높아지면 물리적으로 진동 시킬 내부 공간의 에어볼륨이 비효율적으로 커져 큰소리를 내기 힘들며 사운드 포스트의 길이도 길어져 연주시 응답성도 떨어지게 되어   좋은 소리가 나는 악기를 기대하기 어렵다. 
나의 경우에는 옆판 상부는 하부보다 좀더 낮게 높이를 조절하는데 이유는 내부 에어 볼륨의 이동을 용이하게 하고 연주시 편하게 하기 위해서 이다.


-엔드핀과 테일피스가 소리에 영향을 미치는가? 재질과 형태로 소리의 변화를 줄 수 있는가? 개인적으로 황동, 티타늄, 스테인레스, 카본의 엔드핀을 실험 결과 분명 변화는 있었다. 악기 마다 워낙 다양한 변화가 발생해서 그것이 좋은 변화라고 결정하기 어려웠다. 
: 당연히 재질과 형태로 소리에 변화가 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엔드핀이나 테일피스가 소리에 있어 우선순위가 아닌 부속품이란 점이다.
1순위는 좋은 줄, 그리고나서 2순위인 브릿지와 사운드포스트가 제대로 역할을 한 후에 엔드핀과 테일피스로 조절을 하는게 올바른 방향이라 생각한다. 1,2순위가 좋아야 좋은 부속품이 제 역할을 하며 소리가 드라마틱하게 변하게 된다. 엔드핀은 크게 금속제품과 카본으로 나눌 수 있는데 금속성 제품은 소리의 포커스가 생기고 단단한 느낌의 음색이 나며 카본은 좀더 부드럽고 여유 있는 음색이 나온다. 악기에 따라서는 금속성 엔드핀을 쓸 경우 메탈틱하면서 단조로운 음색이 나오기도 한다.
테일피스도 요즘에는 나무제품의 고가의 테일피스를 선호하는 경우가 있는데 모든 첼로의 소리가 좋아진다고 볼 수는 없다.
결국은 악기의 성향과 연주자의 스타일을 고려해서 결정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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